poet.or.kr

나의 고양이




ⓒ 김태형

 

나의 고양이



지붕 위의 새끼고양이로 봄은 오지만
아무것도 없다 저 지붕 위에는
가끔 달이 뜰 뿐 금세 지고야 말 장미뿐이다
굵은 가시만 자란다
언젠가 골목으로 내려가야 한다
뒷다리가 불편한 고양이도
몇 년째 바닥으로 뛰어내린다
서쪽 하늘은 아무것도 없어서 멀어지고
아무것도 아닌 마른 구덩이는
잎도 없이 자라나고
나는 또 지붕 뒤에서 어느 먼 이름처럼 걸어 나온다
아무것도 없어서 아무것도 아니라서
첫날과 몇 날의 밤이 지난 빨간 만년필을 버리지 못하고
내내 눈이 아픈 구름을 보낸다
고양이가 앞발로 파놓고 간 화단에 저녁이 젖어들면
곧 발목이 둥근 비가 내릴 것이다
다락방 창가에서 고양이가 밤새 울다 갈 것이다​

2020.12.21. _ hit 75



나의 고양이
나의 고양이
밤고양이
밤고양이
바람놀이
바람놀이
여행자
여행자
눈먼 사내
눈먼 사내
염소와 나와 구름의 문장
염소와 나와 구름의 문장
버려진 신발
버려진 신발
장미와 고양이
장미와 고양이
잃어버린 정원
잃어버린 정원
네 눈물은 신의 발등 위에 떨어질 거야
네 눈물은 신의 발등 위에 떨어질 거야




.


2020 경기상상캠퍼스 입주단체 연계 프로젝트 <자유제안 프로젝트>

소울크로싱 X 프로젝트 곳곳 X 뮤지엄 스튜디오 X 청색종이
copyright ⓒ poet.or.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