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작은 구름 하나가 지나간 곳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풀을 뜯으러 가고 있습니다
    몇 방울 비가 내린 자리에 잠시 초원이 펼쳐지겠지요
  • 잔물결 하나 없이 고요할 수는 없다
    삼엽충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삼엽충을 생각했을까
    누군가 가만히 오래된 물결에 손을 내밀다 말고 돌을 고른다
  • 비가 이틀쯤 고즈넉이 내리면
    한 사나흘 비가 내리면 그 다음날이면
    그 전날 밤이면 나도
    내가 외로워져서
    계단 위에 며칠 그대로인 고양이 밥그릇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된다
  • 나 때문에 내가 보이지 않는다
    달의 뒤쪽은 달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이곳은 저곳이 아니라서
    가까스로 이해한 문장에만 밑줄을 친다
    네가 있어 네가 보이지 않는다고